엔화 가치 빠르게 상승…'엔테크 열풍' 경고음

입력 2024-01-02 16:27   수정 2024-01-10 15:54

엔화에 투자하는 ‘엔테크’ 열풍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만큼 엔화의 투자 매력이 커졌지만, 최근 원·엔 환율이 빠르게 반등한 데다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엔 엔화를 매수해도 얻을 수 있는 환차익이 정기예금 수준에 불과하다며 엔화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100엔당 912원28전을 기록했다. 작년 첫 거래일인 1월 2일(971원93전)에 비하면 6.1% 하락했지만, 지난해 연저점을 기록한 11월 16일(856원80전)과 비교하면 6.5% 올랐다.

작년 11월에 기록된 850원대 원·엔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월 10일(855원47전) 이후 15년10개월 만에 최저였다. 기록적인 엔화 약세 현상이 펼쳐지자 엔화 투자자는 물론 일본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관광객의 엔화 구매 수요까지 몰리면서 엔테크 열풍이 불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1월 엔화예금 잔액은 1조1971억엔으로 작년 4월(5979억엔)보다 두 배로 불어났다.

작년 11월 엔테크에 나선 투자자들이 2개월도 되지 않아 5~6%의 환차익을 벌써 실현하면서 뒤늦게 엔화에 투자하려는 개인 투자자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엔 엔화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원·엔 환율이 100엔당 910원에 이른 상황에서 엔화 가치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완화 움직임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으로 인해 달러 대비로는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엔화뿐만 아니라 원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엔 환율은 내년에 평균적으로 100엔당 920~930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박 연구위원은 “원·엔 환율이 그 이상으로 올라봤자 정기예금 수준의 수익률(연 4~5%)밖에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환전 수수료를 고려하면 910원대인 현재 환율 수준에서 엔테크에 나서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도 “미국 등 주요국들이 대부분 기준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내년엔 일본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내년엔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원·엔 환율은 올라봤자 100엔당 950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기간을 10년 정도로 길게 놓고 보면 원·엔 환율이 장기적으로 100엔당 1000원까지 갈 수 있지만, 1~2년 내에 10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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